에너지전환·해상풍력 · 생태 리스크

해상풍력은 고래와 새를 얼마나 위협할까 — 생태 리스크를 과장도 축소도 하지 않는 법

해상풍력 논쟁은 “친환경 전원”과 “해양생태계 훼손”이라는 두 문장 사이에서 자주 멈춘다. 그러나 실제 판단은 더 복잡하다. 고래 폐사와 직접 연결된다는 과장은 경계해야 하지만, 항타 소음·조류 충돌·장벽 효과·민감 서식지 회피는 사업자가 비용과 일정에 반영해야 할 실질 리스크다.

작성일 2026-05-07분류 산업·시장핵심 키워드 해상풍력, 생물다양성, 환경영향평가, 해양이용영향평가
해상풍력과 해양생태 리스크를 균형 있게 점검하는 이미지
해상풍력의 생태 리스크는 과장도 축소도 아니라 종별 영향, 조사 설계, 저감 조치를 나눠 봐야 한다.
먼저 결론시사IN의 해상풍력 팩트체크가 보여주는 핵심은 균형이다. 현재 공개된 과학 근거만으로 “해상풍력이 고래 폐사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해양포유류와 조류에 대한 국지적·종별 영향은 분명히 관리해야 한다. 투자자와 사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찬반 구호가 아니라 민감 구역 회피, 소음 저감, 장기 모니터링, 조류 이동경로 반영을 인허가와 PF 일정에 넣는 것이다.

1. 논쟁의 출발점: 해상풍력은 탄소중립 수단이지만 바다에 들어가는 인프라다

해상풍력은 무탄소 전원 확대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동시에 바다 위에 대형 구조물을 세우고, 해저에 기초를 고정하고, 해저케이블과 육상 양육점을 연결하는 인프라 사업이다. 발전단지가 들어서는 순간 해양포유류, 어류, 조류, 어업, 선박 통항, 해양공간 이용이 모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해상풍력은 친환경이니 괜찮다”도 부족하고, “고래와 새를 학살하니 안 된다”도 부족하다. 문제는 영향의 종류, 크기, 지속기간, 회피 가능성, 저감 비용을 구분하는 것이다. 이 구분이 없으면 환경평가도 정치적 구호로 흐르고, 사업자도 보완 요구를 예측하지 못한다.

2. 고래·돌고래 논쟁: 폐사 직접 원인과 행동 교란을 구분해야 한다

NOAA Fisheries는 미국 해상풍력 관련 FAQ에서 현재까지 해상풍력 조사 소음이 고래 폐사를 유발했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고, 대형 고래 폐사와 진행 중인 해상풍력 활동 사이에 알려진 직접 연결고리도 없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해양포유류가 조사 소음에 반응하거나 일시적으로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즉, “죽음의 직접 원인”과 “행동 교란·회피·서식지 이용 변화”는 다른 질문이다.

질문현재 근거의 방향실무 해석
해상풍력 조사 소음이 고래 폐사를 직접 유발하나NOAA는 현재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설명폐사 원인으로 단정하는 주장은 신중해야 한다.
해양포유류가 소음에 반응하나조사·건설 소음은 행동 교란과 회피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음평가서에는 행동 변화, 회피 범위, 저감 조치가 필요하다.
다른 위협은 무엇인가선박 충돌, 어구 얽힘, 먹이 분포 변화, 기후변화가 주요 위협으로 거론됨해상풍력만 떼어내기보다 누적영향 관점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도 제주 남방큰돌고래, 상괭이 같은 해양포유류 이슈는 민감하다. 특히 돌고래는 음파 기반으로 먹이를 찾고 의사소통하기 때문에 항타 소음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폐사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고 해서 평가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3. 항타 소음은 국지적 회피를 만들 수 있다

시사IN 기사에서 소개된 덴마크 연구는 해상풍력 건설 소음이 쇠돌고래의 이동과 서식지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한다. DEPONS 모델을 활용한 연구는 소음 발생 지점에 가까운 범위에서 개체 밀도가 줄어들 수 있고, 건설 방식과 주기에 따라 회복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사에서는 덴마크 에너지청 스크리닝 프로젝트가 최대 15~20km 범위 내에서 개체 밀도 급감을 재확인했다고 소개한다.

핵심은 영향이 “있다/없다”가 아니라 어느 범위에서, 얼마나 오래, 어떤 종에게, 어떤 시기에 발생하느냐다. 번식기·이동기와 항타 시기가 겹치면 리스크가 커지고, 민감 구역을 피하거나 공사 시기를 조정하면 리스크가 줄어든다.

회피민감 구역 제외

돌고래·물범·철새 등 핵심 서식지와 이동 경로를 입지 선정 단계에서 제외하거나 규모를 조정한다.

최소화소음 저감

에어버블 커튼, 저소음 공법, 공사 시기 조정, 단계적 항타 등으로 행동 교란을 줄인다.

모니터링장기 자료 축적

수중청음기, 항공·위성 조사, eDNA 등으로 공사 전·중·후 변화를 추적한다.

4. 조류 리스크는 해상풍력 전 생애주기에 걸쳐 남는다

조류는 해상풍력의 또 다른 핵심 생태 리스크다. 시사IN 기사에 따르면 2024년 〈Ocean and Coastal Management〉 논문은 해상풍력 관련 연구 자료를 통합해 건설 단계에서 조류에 부정적 영향이 높게 나타난다고 소개한다. 조류 리스크는 크게 세 가지다. 터빈 블레이드와의 충돌, 기존 서식지 상실, 그리고 풍력단지를 피해 우회하면서 에너지를 더 쓰는 장벽 효과다.

특히 철새 이동 경로가 중요한 해역에서는 단순 충돌 숫자보다 장벽 효과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멸종위기종이 장거리 이동 중 발전단지를 회피하다가 에너지를 더 쓰거나 경로를 포기하면 번식과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서해안처럼 철새 중간기착지 가치가 큰 지역에서는 해상풍력 입지와 조류 이동 데이터가 더 중요해진다.

조류 리스크설명사업 리스크저감 방향
충돌 위험비행 중 터빈 블레이드와 부딪히는 위험멸종위기종·보호종 출현 시 보완 요구와 입지 조정 가능민감종 조사, 운전 제어, 터빈 배치 조정
서식지 상실구조물과 회전 날개를 회피해 기존 이용 해역을 포기평가서 보완, 사업 규모 축소, 대체입지 검토핵심 서식지 회피, 계절별 이용 패턴 반영
장벽 효과이동 경로상 장애물로 작용해 우회 에너지 증가철새 이동경로가 겹치면 지역 갈등과 인허가 지연생태 통로 확보, 단지 간격 조정, 이동시기 운전 관리

5. 생태 편익 가능성도 있지만, 보편 법칙처럼 쓰면 안 된다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이 인공어초 역할을 하며 어류와 해조류의 서식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논의도 있다. 시사IN은 스웨덴 카라함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MUOP 프로젝트와 자연포용적 설계 사례를 소개한다. 해조류, 홍합, 어류가 구조물 주변에 정착하면서 생태적 편익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것은 모든 해역에 자동 적용되는 법칙이 아니다. 해역의 수심, 저질, 조류, 기존 생태계, 어업 이용, 보호종, 오염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인공어초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입지별 모니터링으로 확인해야지, 환경 리스크를 상쇄하는 일반 면죄부로 쓰면 안 된다.

6. 해상풍력특별법 이후 더 중요해지는 것은 입지정보의 투명성

한국은 해상풍력 보급 촉진을 위해 특별법 체계를 마련했다. 법의 취지는 계획입지와 인허가 체계를 정비해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생물다양성을 고려한 예비지구 선정, 보호지역 배제 기준, 입지정보망의 공개 수준이 불투명하면 갈등은 오히려 뒤에서 폭발할 수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 환경성 기준은 규제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다. 민감 구역이 어디인지, 철새 이동 경로와 돌고래 서식지가 어디인지, 어떤 조사 수준을 요구하는지 명확하면 초기 비용은 늘어도 후반부 보완·분쟁 비용은 줄어든다. 투자자도 마찬가지다. 환경 리스크가 초기에 가격에 반영되어야 PF와 공급망 계약이 안정된다.

7. 평가서에 들어가야 할 질문

해상풍력 생태 리스크를 제대로 다루려면 평가서가 단순 영향 나열을 넘어 의사결정 표가 되어야 한다. 사업자는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민감 구역

해양생물보호구역, 철새 도래지, 산란장, 이동 경로와 단지·케이블 경로가 겹치는가.

공사 시기

항타·준설·케이블 설치 시기가 번식기·이동기·어업 성수기와 겹치는가.

저감 기술

에어버블 커튼, 저소음 공법, 흡입식·진동식 기초, 운전 제어를 적용할 수 있는가.

누적영향

인근 다른 단지, 선박, 어업, 기후변화, 해저케이블, 육상 송전선로 영향이 합산되는가.

사후관리

공사 전·중·후 모니터링 결과를 어떻게 공개하고, 기준 초과 시 어떤 조치를 할 것인가.

8. 투자 관점: 환경 리스크는 비용과 일정 리스크다

해상풍력 기업을 볼 때 환경 리스크를 “찬반 논쟁”으로만 보면 놓치는 것이 많다. 실제 재무에는 일정 지연, 설계 변경, 터빈 배치 조정, 보완조사, 주민·어민 협의, 소음저감 장치 비용, 공사 가능 기간 축소가 반영된다. 민감종이 뒤늦게 확인되면 단지 규모 축소나 위치 변경까지 갈 수 있다.

주의할 점해상풍력 뉴스에서 발전용량, 특별법, 수주 규모만 보고 판단하면 위험하다. 생태 리스크가 큰 입지는 사업권이 있어도 금융종결까지 멀다. 반대로 환경자료가 충분하고 민감 구역 회피·저감 조치가 명확한 사업은 초기 비용이 커도 인허가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9. 결론: 해상풍력의 답은 “무조건 확대”도 “무조건 반대”도 아니다

해상풍력은 탄소중립에 필요한 전원이다. 동시에 해양 생태계와 조류 이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 인프라다. 그래서 필요한 태도는 찬반의 단순화가 아니라 좋은 입지, 좋은 설계, 좋은 모니터링, 투명한 데이터 공개다.

해상풍력 사업이 고래를 무조건 죽인다는 주장은 현재 과학 근거를 넘어선 과장일 수 있다. 그러나 생태 영향이 작거나 자동으로 회복된다는 주장도 위험하다. 사업자와 투자자에게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이 프로젝트가 민감 구역을 피했고, 피할 수 없는 영향은 줄였고, 남는 영향은 장기 모니터링과 보상·조정 체계로 관리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해상풍력은 정책 테마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인프라가 된다.

출처와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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